(부제: 데이토나가 점점 거대해지고 있다)

김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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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4. 2. 23:42

© Daytona Entertainment

1. 국힙 씬에서 연쇄 창업마를 꼽으라면 단연 Jay Park과 Swings, The Quiett이지 않을까 싶은데, 특히 The Quiett이 보여주고 있는 최근까지의 행보가 개인적으로는 무척 흥미롭다.

2. 2000년대 청춘 힙합의 대명사였던 '
소울컴퍼니'의 초창기 멤버였던 The Quiett(이하 Q)은 2011년부터 돌연 Dok2, Beenzino와 함께 '일리네어 레코즈(이하 일리네어)'를 설립해 <연결고리> 등의 작품들로 국내에 트랩 뮤직과 Hustle, Swag, Flex 등을 트렌드로 퍼뜨리면서 국힙 씬의 판도를 완전히 뒤집어버린다.

2016년엔 그 산하 레이블로 '앰비션 뮤직(이하
앰비션)'을 설립, 스스로 "일리네어 키즈"를 자처하던 창모, 김효은, 해쉬스완 등을 거둬 직접 육성/지원하기 시작했고, 직접 거둬지진 못한 대신 '영앤리치 레코즈'의 어엿한 대표로 자립한 수퍼비는 (지금은 아쉽게도 해체된) 일리네어에 대해 여전히 열렬한 존경심을 표현하며 그 명맥을 이어가고자 한다.

3. 2020년 작년부터는 염따와 함께 설립한 '데이토나 엔터테인먼트(이하
데이토나)'에서 공동대표이자 소속 아티스트로서 일리네어 해체의 공백을 다시금 메우게 되는데, 이는 마치 Q가 10년을 주기 삼아 꾸준한 자기 변화를 놓지 않으면서도, 절대 음악 인생 외의 길로 벗어나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여주는 선택의 결과였다고 본다. (다수의 레이블과 아티스트가 어느 정도 성공한 뒤에 굿즈부터 패션, F&B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것과는 확연히 대조되는 모습이다.)

게다가 원래 앰비션부터가 창모나 릴러말즈, ASH ISLAND같이 고퀄다작형 아티스트들의 영입을 선호해왔는데, 최근 데이토나도 창립 초기부터 다작 프로듀서의 대표주자인 FUTURISTIC SWAVER와 TOIL을 영입했다는 점에서 Q가 "본인과 비슷한 성향이면서도 새로운 스타일을 가진" 아티스트들을 꾸준히 발굴/영입해 "그들만의 영역을 확장하면서도 굳혀 나가려"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4. 어쩌면 Q는 그저 자기가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대로 매번 툭툭 치고 나갔고, 그 방식을 꿋꿋이 밀고 나가다 보니 어느 순간 그의 방식을 이어받은 여러 전수자들이 그의 뒤를 따르고 있다. 쿠크다스 마인드로는 참 쉽지 않아 보이는 길이지만, 그럴수록 단순명료한 마인드를 유지하며 보여주고 증명해내고 있는 그의 행보가 앞으로도 계속 궁금할 것 같고 또 본받고 싶기도 하다.

5. 그리고 이는 실리콘밸리에서 성공을 거둔 선배 창업가가 후배 창업가들을 돕기 위해 액셀러레이터를 설립, 금전적인 투자부터 각종 인프라 지원을 통해 성장과 자립을 돕는 모양새와 비슷하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Q도 그 과정에서 투자 수익을 회수하기도 할 테고.)

내가 이 씬을 좋아해서 더 그런 걸 수도 있겠지만, 경영대에서 배운 것들만큼이나 국힙 씬에서 보고 배운 아이디어들도 꽤나 훌륭하게 경영에 적용될 수 있다는 걸 여기서 한 번 더 깨닫는다.

6. 참고로, 이번에 데이토나에 영입되는 TOIL은
고등래퍼2 출신이자 같은 크루(Wayside Town) 멤버이기도 했던 ASH ISLAND(윤진영)의 정규 1집 [ASH], 정규 2집 [ISLAND]의 모든 곡에 프로듀서로 참여해 인상 깊게 알고 있다. 최근 힙합에 록을 결합한 '이모 힙합(Emo Hiphop)'이 트렌드 중 하나인데, TOIL은 그 트렌드에 있어서만큼은 국내의 손꼽히는 실력자라고 보여진다. 이틀 뒤에 정규앨범이 나온다고 하는데, 기대를 안 할 수가 없다.

 

토일, 데이토나 엔터테인먼트와 계약

여러 프로듀싱 결과물로 힙합 씬의 대표적인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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