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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시리즈

(부제: 데이토나가 점점 거대해지고 있다)

1. 국힙 씬에서 연쇄 창업마를 꼽으라면 단연 Jay Park과 Swings, The Quiett이지 않을까 싶은데, 특히 The Quiett이 보여주고 있는 최근까지의 행보가 개인적으로는 무척 흥미롭다. ⠀ 2. 2000년대 청춘 힙합의 대명사였던 '소울컴퍼니'의 초창기 멤버였던 The Quiett(이하 Q)은 2011년부터 돌연 Dok2, Beenzino와 함께 '일리네어 레코즈(이하 일리네어)'를 설립해 등의 작품들로 국내에 트랩 뮤직과 Hustle, Swag, Flex 등을 트렌드로 퍼뜨리면서 국힙 씬의 판도를 완전히 뒤집어버린다. ⠀ 2016년엔 그 산하 레이블로 '앰비션 뮤직(이하 앰비션)'을 설립, 스스로 "일리네어 키즈"를 자처하던 창모, 김효은, 해쉬스완 등을 거둬 직접 육성/지원하기 시..

2021.04.02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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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L/감상의 기록들

그래비티|인생이 무상이거늘 어찌 아직도 매여있는가

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은 주말이었다. 오랜만에 무려 이틀간 24시간이라는 수면시간을 기록할 정도로... 하지만 24시간의 수면시간도 나의 공허함을 달래기에는 턱없이 모자랐다. 사람이 무언가 자신이 감당하기 힘들 만큼의 과업을 짊어지게 되었을 때 느끼는 무력감과 함께 '에라이' 마인드까지 겹쳐 불어닥친 나의 내면은 마치 닥터 스톤이 고칠래야 고칠 수 없었던 통신 시스템 같았다. ⠀ 지난 금요일, "이걸 어떻게 고쳐야 하지? 난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뭐가 문제인 거야?"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거의 다 잠식해가던 순간, 펑! 내 머릿속의 인내 게이지는 마치 망할 러시아 놈들의 뻘짓거리로 날아온 잔해에 부딪혀 폭발하고야 말았다. 현실이라는 우주선과 나 사이를 연결하는 정신줄도 그와 함께 뚝! 끊어졌고, 난 저 멀..

2021.03.28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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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L/감상의 기록들

원더풀 라이프 & 오! 수정|어쩌면 우연? 어쩌면 의도!

한 남자가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에게 뺨을 맞으며 이별 통보를 받는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나도 남자는 여전히 그날의 일을 마치 슬픈 발라드 노래 속 가사처럼 떠올리며 눈가를 촉촉이 적신다. 하지만 정작 여자는 아직도 그 남자와의 지난 연애를 생각하면 고작 뺨 한 대 때리고 헤어지기엔 너무 억울했다며 아쉬워하고 있다. ⠀ 서로 같은 사건을 떠올리면서도 어떤 사람은 슬픔을 느끼는 반면에 어떤 사람은 억울함을 느낀다. 이렇듯 기억이라는 것은 기억하는 사람이 어떻게 기억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1998년 작인 영화 ⌜원더풀 라이프⌟는 이러한 기억의 상대성을 '달'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관객들에게 보여준다. 달은 항상 똑같은 모습인 것 같은데... (각.도.의.중.요.성) ..

2021.03.28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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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L/감상의 기록들

첨밀밀|‘3포 세대’를 내다본 모큐멘터리

영화 「첨밀밀」은 1986년부터 1995년까지 딱 10년간의 이야기이다. 이는 홍콩의 중국으로의 반환 협정이 마무리된 1984년부터 이 협정에 따라 실제 반환된 1997년까지의 시기와 대략적으로 맞물린다는 점에서 단순한 멜로물이 아닐 것이라는 의문점을 불러일으킨다. 영국령 홍콩 시절부터 서양의 자본주의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홍콩은 사회주의 공화국을 표방하는 중국으로 반환되고 나서도 특별 행정구역으로 지정되어 50년 동안은 기존의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하는 방침이 적용되었다. 즉, 그 당시 중국인들에게 홍콩은 같은 나라임에도 훨씬 성공의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써 각광받았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영화의 두 주인공인 소군(여명 분)과 이교(장만옥 분)는 이러한 가능성을 좇아 각자가 자란 고향을 떠나 홍콩으로 ..

2021.03.28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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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으며 생각한 것들

걸으며 생각한 것들 (8)

엄마와 같이 네발자전거에 붙였던 보조 바퀴를 떼고, 처음 두발자전거를 익힐 때였다. 엄마가 자전거 뒤쪽을 잡아주고, 나는 자전거 위에서 균형을 잡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연습을 시작했다. ⠀ 두어 시간이 지나도 엄마와 나의 도전은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다. 뒤에선 자전거를 잡아주고, 앞에선 페달을 열심히 밟아보는데, 내가 잘 간다 싶을 때쯤 엄마가 손을 놓으면 난 얼마 안 가 넘어졌고, 계속 이 사이클이 반복되기만 했다. 해가 지면서 날은 슬슬 어두워져 가고 있었다. 때마침 복도식 아파트 같은 층에 살던, 나보다 몇 학년 위인 형이 실패를 반복하고 있던 우리의 옆을 지나가고 있었다. "00아, 두발자전거 탈 줄 아니? 얘 자전거 타는 것 좀 가르쳐줄 수 있을까?" 엄마도 슬슬 지쳐가고 있었는지 마지막이라는 심..

2021.03.17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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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으며 생각한 것들

걸으며 생각한 것들 (7)

올해 말까지 D&DEPARTMENT JEJU에서 전시로도 선보이고 있는, 의 첫 구절부터가 인상 깊다. "디자인이 롱 라이프가 되었습니다." 디자인은 의미만 변하고 있는 게 아니라 적용되는 범위와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지 않나. 그런 점에서 나가오카 겐메이가 제안하는 #롱라이프디자인의 개념은 진지하게 파고들어 볼 가치가 있었다. ⠀ 파타고니아나 프라이탁처럼 지속가능성을 기본 전제로 하는 패션 브랜드들을 보면, 하나의 제품에 높은 가격을 매기는 대신 한 번의 구매만으로도 그 제품을 오래 소비할 수 있게 상당한 고민을 거쳐 제품을 생산한다. ⠀ 이렇게 생산한 제품은 환경 문제를 키우는 무책임하고 가벼운 소비로부터 소비자가 벗어날 수 있게 돕는 건 물론이고, 구매 이후에도 수거나 수선, 업사이클링 등의 방법으로..

2021.03.16 게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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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L

['지는 게 이기는 거'란 속담]

가장 개인적인 선택을 좇다 보면 분명 부딪히게 되는 벽들이 있고, 그렇게 부딪히다 보면 벽들을 피해 보편적이고 대중적인 선택을 내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제가 혹시나 이 앨범으로 정말 잘되더라도 제가 원하던 한국 힙합 음악 시장의 형태를 구축하지 못하면 제가 ‘이겼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옛 어른들의 '지는 게 이기는 거'라..

2021.03.15 게시됨